여행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2020. 7. 17. 14:08라이프/이것저것 리뷰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행업계가 공황상태에 빠졌다. 즐겨찾는 해외여행 카페에서 소규모 여행사가 재정 악화로 먹튀(먹고 튀는 일종의 못된 짓)했다며 성토하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나도 한 때 여행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Travel+Leisure라는 잡지에서 애드버토리얼 성격의 글을 읽다 여행사 특히 소규모 여행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떠올라 정리해본다.

 

단체 보다는 개인의 감정과 고민에 집중하는 트렌드

패지키여행 시장이 축소되고 자유여행 시장이 커진지는 이미 오래다. 자유여행은 주로 항공권, 숙박, 교통편, 액티비티 등을 자신이 설계하고 떠나는 여행을 의미한다. 자유여행 시장도 이미 포화상태다. 이제는 개인의 여행, 즉 개인이 여행을 왜 떠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트래블리져 글에 나온 여행 프로그램을 잠시 들여다보자.

 

Adventure operators have begun crafting trips that help individuals tackle their emotions and personal issues, whether that means business problems, major life transitions, or family struggles.

 

모험여행을 운영하는 사업체들이 개인이 그들의 감정들과 개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돕는 여행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문장이다. 사업 문제, 인생의 전환점, 가족간의 갈등 같은 것들이 여행을 떠나게 만든다는 거다. 즉 소규모 여행사가 생각해보아야 할 질문은 "개인은 왜 여행을 떠나는가?"이다.

 

"We even have experts who specialize in trips for recent divorcees, introverts, and families going on sabbatical together", says Matthew Upchurch, CEO of the travel-advisor collective Virtuoso.

 

여행자문 집합사업체 대표는 아예 최근에 이혼을 경험한 사람, 내성적인 사람, 안식기간에 있는 가족을 위한 여행에 특화된 전문가를 데리고 있다고 한다. 문장에 나온 Virtuoso라는 회사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다.

 

https://www.virtuos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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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virtuoso.com

 

경제력 있는 30대 40대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번아웃 상태에 있으며 수시로 힐링할 거리를 찾고 있다. 그 중심에 여행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hose with poor work-life balances can embed themselves in Copenhagen's healthy working culture - which prioritizes family life over long office hours - under the guidance of experts.

 

"열악한 워라벨에 있는 사람들은 전문가들의 지도 아래 코펜하겐의 건강한 일문화에 그들을 밀어넣을 수 있다. 가족과의 삶을 긴 오피스 아워보다 우선적으로 여기는 일문화 말이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의 직장문화는 여전히 미개하다. 일부 대기업들이 워라벨을 보장하며 단순 생산성 보다는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기업들은 워라밸면에서 후진적이다. 좀체로 변하지 않는 한국식 직장문화에 지친 직장인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도 여행 스타트업에게는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다.

 

A burgeoning numbers are seeking purposeful travel to spark real change.

 

"급증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변화를 촉발하기 위한 목적있는 여행을 찾고 있다.". 고용불안이 점화되면서 진로를 바꾸고자 하는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클래스101 등 유명 강의플랫폼에서 ~로 돈벌기 강의가 성행하는 게 방증이다. 정규직이 사라지고 고용불안이 극심해지면서 이젠 여행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찾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 '내 미래를 위한, 내 진로변경을 위한 여행' 쯤 되겠다.

 

모쪼록 소규모 여행사들이 하루 빨리 빛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