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제사건 양산 택시기사 살인사건

2019.11.08 20:03사건사고/미제사건

2008년 1월 30일 오후 경상남도 양산에서 택시기사 일을 하던 이씨는 동료 택시기사 최씨로부터 갑작스런 무전을 받는다. 무전기 너머로 "억! OO농장.."이라는 최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씨는 최씨에게 무슨 일이냐고 계속해서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이씨는 불길함 예감에 휩싸였다.

오후 3시 27분 길을 지나던 행인이 조수석 문이 열려있는 택시를 발견했다. 그 안에서 택시기사 최씨가 숨진채로 발견됐다. 사건 현장은 처참했다. 최씨의 몸에서 흉기로 찔리고 베인 상처들이 47곳이나 보였기 때문이다. 왼손가락에서는 방어흔이 발견됐으며 택시 내부 천장에서는 최씨 신발 자국이 여러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치열한 사투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일 피해자 동선

 

범인도 피해자를 한번에 제압하지 못했나보다. 10여분동안 흉기를 휘둘렀으며 이씨의 체력은 고갈되어 결국 사망하고 말핬다. 부검결과 이씨의 사인은 기도와 목 부위 자상으로 인한 출혈 쇼크사였다.

초기 수사는 쉽지 않았다. 범행장소가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야산 중턱이었기 때문이다. 사건이 대낮에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목격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차량 안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손수건이 발견됐지만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돈도 없어지지 않았으므로 돈을 노린 강도살인사건으로 보기도 어려웠다. 범인은 흉기에 묻은 피를 닦은 손수건만 남겨놓고 홀연히 사라졌다.

 

CCTV에 잡힌 범인의 뒷모습

 

양산 일대의 우범자와 전과자 등 2,400여 명을 샅샅이 조사했으나 모두 범행시간에 알리바이가 있었다. 그러나 완전범죄는 없는 법! 유일한 증거가 발견됐다. 북부동 앞에서 택시에 승차하는 용의자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된 것이다. 택시운행기록장치를 조사했다. 이씨의 택시가 40분 동안 쉬지 않고 양산 일대를 돌아다닌 게 확인됐다. 중간에 택시를 탄 손님은 없었다는 의미로 이 자가 범인이 확실했다.

경찰은 또 한번 난관에 부딪혔다. 흑백 CCTV의 화질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었다. 성별조차 알아보기 힘들었다. 동영상 전문가들에게 CCTV영상 분석을 의뢰했다. 그들은 "왼쪽 다리가 절뚝거리는 걸 보니 범인은 장애인이거나 부상자다"는 소견을 내놨다. 해당 지역 병원에서 다리 치료를 받은 남성을 조사해보았으나 이번에도 성과는 없었다. 170cm의 키에 40대~50대 남성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여전히 범인의 행적은 묘연하다.

 

영화 악마를보았다 택시기사 역관광 장면


현실판 악마를 보았다 사건

영화 악마를보았다를 보면 택시기사가 살인마 최민식을 칼로 찔러 죽이려다가 역관광을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도 김지운 감독은 양산 살인사건을 소재로 해당 장면을 구상한 게 아닐까? 영화처럼 양산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범인이 더 심한 싸이코를 만나 죽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만약 살아있다면 하루빨리 경찰의 손에 붙잡혀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의 혼을 달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