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대한민국, 박노자

2008. 2. 13. 08:18라이프/책&작가 평론

당신들의 대한민국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2008년 2월 12일

박노자님의 글은 평소 블로그로 구독해 왔지만 책으로 접하는 것은 처음이다.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제 삼자의 눈으로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성인 남성이라면 공감하고 또 이미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며 특히 군대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공감이 갔다. 대학교 재학시절 현역시절엔 정상적이었던 사람이 전역후 복학했을시엔 이상한 딴 사람이 된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 정신이 빠져서 멍하니 있는다던지 무척 쾌활했던 녀석이 의기소침해진 모습이 되어 있다든지 하는 것들. 과에서 인기가 제일 많았던 녀석이 아웃사이더가 되는 경우도 봤다. 솔직히 말해서 군대가서 이상한 생각한번 안해본 사람 없고 구타 혹은 구타의 공포에 떨어보지 않은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일련의 정신적, 신체적인 쇼크를 받게 되고 또 원치 않는 보상심리 따위에 휘둘리게 되기도 한다. 전역후에도 우울증이나 악몽등으로 고통받는 예비역들이 많다고 한다. 모병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대학에 관한 부분은 정말 흥미로웠다. 대학교 다닐적에 교육학 시간강사 분께 그들의 상대적 빈곤감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했기 때문에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시간강사 홀대 문제는 이 책이 나온지 5년이 넘은 지금도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연구비도 없어 허덕이고 한달에 100만원이 안되는 돈으로 생활해야하는 시간강사들이 있기에 정교수들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지낼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도 남일 같지 않았다. 그래도 자국에서 교육일을 하던 분이 우리나라에 와서 멸시받고 사기를 당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참 씁슬했다. 한국사람도 미국이나 유럽에 가면 이렇게 천대받고 살겠지. 어느 나라나 이런 풍토가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넷상에서도 아무것도 아닌 글에 중국인이 등장하면 짱깨라고 욕부터 하는 건 좀 아니올시다 라고 생각한다.

영어교육에 관한 글은 이명박 당선인이 꼭 읽어봐야 하는 글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봐도 자국의 언어인 일어를 세계시장에서도 고집하는 전략아닌 전략으로 유럽권에서는 일어가 인기 언어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게임도 번역이 안된 부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플스 1을 할때만 해도 메뉴같은 것들이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어릴때부터 일어를 자연스레 접하게 되고 또 일본이라는 나라가 내 머리속에 강하게 인식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자국에서까지 영어를 공용화하고 이젠 아예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려고 하니 통탄할 노릇이 아닌가. 미국을 욕하면서 승자독식의 철저한 미국식 자본주의 논리에 빠져있는 우리네 부모님들과 우리들 그리고 영어에 열광하는 우리의 모습, 한번쯤은 되돌아 봐야 하지않나 싶다.

박노자님은 한국에 대해 토종 한국인 보다 더 많이 알고 계시는 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고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하루종일 걸려서 읽은 책인데 많이 뜨끔했고 나름 생각을 정리해볼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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